현지 시각으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 이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에는 전 세계 굴지의 회사들이 새로운 제품을 발표해 그 해의 가전과 IT 트렌드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데요. CES 2018에는 대기업 뿐 아니라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으로 무장한 스타트업(Start-up) 의 아이디어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영삼성 열정기자단이 차세대 IT 트렌드를 이끌 스타트업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 스타트업의 꿈을 펼치는 곳, 유레카 파크
CES에서는 매년 ‘유레카 파크(Eureka Park)’라는 이름으로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약 3,500명이 넘는 전문가들, 7,000명가량의 기자들에게 각 스타트업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요. CES 2018을 찾은 37개국 9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유레카 파크에서 어떤 놀라운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스타트업 1번지, 삼성 C랩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창의적 목표와 환경’을 중심으로 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Creative Lab 이하 삼성 C랩)’을 운영 중입니다. 이번 CES 2018에는 삼성 C랩에서 우수 과제로 선정한 3개의 제품과 스핀오프에 성공한 7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 넥밴드 타입의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단연 눈길을 끄는 제품은 ‘CES 2018 혁신상’을 받은 링크플로우(LINKFLOW)의 ‘FITT 360’입니다. 이 제품은 넥밴드 타입의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입니다. 앞쪽에 1개, 뒤에 2개 등 총 3개의 카메라로 사용자 주변의 영상을 촬영합니다. 촬영한 영상은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죠. 360도 촬영이 가능하고 고정을 해야 하는 마운트가 필요 없는 넥밴드 형식이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링크플로우의 신해전 마케팅 매니저는 “마운트 없이 손쉽게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거나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 범위가 매우 넓다”고 제품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 영화 속 그 제품, 릴루미노
열정기자단의 시선을 사로잡은 두 번째 제품은 바로 ‘릴루미노(Relumino)’인데요. 삼성전자가 지난 12월 20일 공개한 배우 박형식, 한지민 주연의 단편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로 눈길을 끈 릴루미노를 직접 보게 되어 신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릴루미노 영상 바로 가기)
릴루미노는 영화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시각 장애인들의 시력 보완을 위해 개발된 제품입니다. 조정훈(삼성전자 C랩 릴루미노팀) 리더는 “시각 장애인들이 다 안 보이는 것은 아니고 잔존 시력이 남아 있는 사람도 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적이 있다. 그 잔존 시력을 높이면 시력 보완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 현재 개발 중인 안경 타입의 새로운 릴루미노
릴루미노는 잔존 시력이 남아있는 시각장애인이 보다 뚜렷하고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면, 사물의 윤곽선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윤곽선 강조’ 기술을 통해 흐릿했던 사물을 인식할 수 있죠. 이와 같이 다양한 알고리즘의 집합체인 릴루미노는 시각 장애인들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편리함을 더 해줄 전망입니다.
현재 출시된 기어 VR용 릴루미노는 실내 환경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조정훈 씨는 “야외활동이 가능한 안경 타입의 릴루미노를 개발 진행 중이며, 개발이 완료되면 언제 어디서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릴루미노의 진화를 예고했습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혁신 제품은 ‘S-RAY’라는 스피커입니다. 일반적인 스피커는 소리가 모든 방향으로 퍼지지만, S-RAY는 소리가 일직선으로 전달되어 스피커 앞에 있는 사용자만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 정면으로만 소리가 퍼지는 S-RAY
카페에서 노래를 듣고 싶은데 이어폰이 없다면? 노트북에 간단히 S-RAY 스피커를 부착해서 나만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걷거나 운동하면서 들을 수 있는 넥밴드 형식과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는 커버 타입, 그리고 노트북 등 원하는 기기에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초소형 핸디 타입 등 총 세 종류의 스피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왼쪽부터) 초소형 핸디 타입, 넥밴드 타입, 커버 타입의 S-ray
카페에서 노래를 듣고 싶은데 이어폰이 없다면? 노트북에 간단히 S-RAY 스피커를 부착해서 나만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걷거나 운동하면서 들을 수 있는 넥밴드 형식과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는 커버 타입, 그리고 노트북 등 원하는 기기에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초소형 핸디 타입 등 총 세 종류의 스피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제품들 외에도 삼성 C랩에서는 마취 수술 후 폐합병증 예방을 위한 호흡 재활 솔루션 ‘Go Breath’, 아이들에게 이 닦는 방법을 재미있게 알려 주는 스마트 AR 칫솔 ‘Brush Monster’ 등을 소개했는데요. 또한, 피부 분석과 동시에 적절한 화장품을 추천해 주는 ‘lululab(룰루랩)’, 스마트 워치를 통해 보상을 획득하며 어린이들의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Kidsoft’ 등도 만날 수 있습니다.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브레스(Go Breath), 키드소프트(Kidsoft), 룰루랩(lululab), 브러쉬 몬스터(Brush Monster)
아픈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애플랙 덕(Aflac Duck)’
오리 인형 애플랙 덕은 암에 걸린 아이들에게 친구가 되어줍니다. 이 인형은 쓰다듬거나 만지면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반응하기 때문에 반려 동물로의 역할도 하는데요. 암에 걸린 아이들은 대부분 긴 치료 때문에 자신의 삶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주 절망에 빠지곤 합니다. 아이가 기나긴 치료 중 기쁠 때, 슬플 때, 힘들 때, 아플 때 등 자신의 감정에 해당하는 자석을 오리에 부착하면 오리는 그 감정에 해당하는 소리와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며 아이에게 자신이 혼자 아픈 것이 아니라 항상 친구와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또한, 쉽게 잠에 들거나 쉴 수 있도록 울창한 숲속의 새소리나 바다의 파도 소리 재생 기능도 있습니다.
▲아픈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는 애플랙 덕과 감정 표현 자석
아이들이 자주 만지는 장난감의 특성상 자주 더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오리의 털은 한 번에 쉽게 벗겨지며, 세탁이 가능한데요. 이 제품은 판매용이 아니며 순차적으로 미국 내에서 암에 걸린 아이들에게 기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애플랙 덕은 ‘CES 2018 최고 혁신상’의 영예를 수상했습니다.
▲ 실제로 Aflac Duck을 받고 기뻐하는 어린이(사진 제공: Aflac Duck 개발사)
애플랙 덕을 체험한 애쉴리(Ashlee Kim·45) 씨는 “현재 미국에서 ‘친구 로봇’은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사업 분야이며, 앞으로 세계적으로도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된다”며 “대상을 아픈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혹은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에게까지 확대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사이즈에 따라 변하는 마네킹, ‘에미네오(Emineo)’
보통 다국적 의류 회사들은 국가마다 다른 사이즈를 출시합니다. 한국에서 미디엄(medium) 사이즈 셔츠를 입던 사람이 미국에서도 미디엄 사이즈를 사면 약간 헐렁하다고 느끼곤 하는데요. 나라마다 사람들의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의류 회사들은 나라별로 다른 마네킹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이 여러 나라로 진출하는 기업의 경우, 각 사이즈별로 수많은 마네킹을 보관하는 일이 비효율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한 마네킹
CES 2018 혁신상을 받은 또 다른 주인공, ‘에미네오’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한 수치만큼 마네킹의 크기가 변화합니다. 하나의 마네킹으로 수많은 나라의 사이즈에 해당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셈인데요. 이는 다양한 국가에 진출했거나 예정인 기업들로 하여금 마네킹 제작 비용을 줄이고 보관 장소를 아낄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뿐만 아니라 작은 인터넷 쇼핑몰에게도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 Emineo에 대해 설명 중인 모드 까이오 씨
에미네오를 개발한 Euveka의 부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모드 까이오(Maud Caillaux·Euveka) 씨는 “그저 의류업에 그치지 않고 군사 산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라며 “군인들은 안전을 위해 정확한 치수로 만들어진 딱 맞는 옷이 중요하다. 먼저, 프랑스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TV? 더 이상 시끄럽지 않아요
‘Cloviteck’은 TV나 컴퓨터에 연결하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에게만 소리를 전달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보통 헬스장에서 트레드밀을 뛰며 TV를 보기 위해서는 트레드밀에 이어폰을 꽂아야 하는데요. 또 다른 운동 기구로 옮겨서도 TV를 보기 위해선 이어폰을 뺀 후 다른 기구의 이어폰 단자에 옮겨야 해 불편하죠. 하지만 Cloviteck과 함께 한다면 스마트폰 속 앱을 통해 소리를 전달받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어폰을 꽂은 채 여러 운동기구를 편하게 옮겨 이용할 수 있습니다.
▲ CES 2018 혁신상을 수상한 Cloviteck
공항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비행기의 라스트 콜(last call)을 하지 않는 공항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대부분의 공항에서는 TV의 화면만 나오고 소리가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Cloviteck을 공항에 설치된 TV에 연결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TV 소리까지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겠죠. 또한, 집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고 있어 TV를 보지 못하거나 소리를 아주 작게 켜 놓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Cloviteck으로 걱정 없이 TV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스마트폰과 이어폰만 있으면 나만 들을 수 있다
Cloviteck을 체험하고 나온 재크(Zach xu·51) 씨는 “사실 매일매일 운동을 하면서 많이 불편했는데 제품 설명을 듣고 직접 경험해 보니까 사용 가치가 매우 높겠다고 생각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작지만 반짝이는 수많은 스타트업
그 외에도 열정기자단이 만나 본 많은 스타트업의 제품과 솔루션은 모두 혁신적이었습니다. 오토바이 라이더들을 위한 Nuviz는 헬멧 밑부분에 부착하는 제품으로서 단 하나의 기기로 내비게이션, 음악 듣기, 사진 찍기와 통화 받기 등이 가능합니다. 헬멧 겉면에 부착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방해물의 영향을 적게 받습니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모든 기기의 기능이 마치 영화에서 본 것처럼 오토바이 라이더의 시야 오른쪽 밑에 나타납니다. 오토바이를 타며 위험하게 밑을 내려다보지 않아도 되는 이 제품 역시 CES 2018 최고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 최고 혁신상 수상작, Nuviz
▲ Nuviz를 부착한 가상의 모습
그 외에도 건강을 체크해서 사전에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알려 주는 양말, 수돗물을 6분 만에 깨끗한 물로 바꿔 주는 물병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제조사에 상관없이 모든 스마트폰의 충전이 가능하며 모든 전자 제품이 플러그 없이 전기를 흐르게 하는 타일도 있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레카 파크에서 선보인 스타트업 모두는 하나같이 전 세계 언론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며 CES 2018의 화제성과 스타트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였습니다. 지금 당장의 모습은 화려해서 ‘꽃길’만 걸었을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이 경험했을 수많은 실패와 노력이 숨어있습니다. 작지만 반짝이는 별, 스타트업. 언젠가 그 빛이 태양보다 더 크고 밝게 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출처 : Samsung Newsroom